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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중의원 해산” 이게 뭔데 만세까지? 중의원 해산으로 본 일본 정치의 구조 | [특톡] EP.50

2026-02-08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HKWHzlEIUKU

▶ 인트로


특파원 토크 특톡, 이번에는 도쿄에서 전해드립니다.
도쿄특파원 송찬욱입니다.

여기는 도쿄 중심부에 있는 일본 국회의사당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중의원' 이렇게 써있는데요.
원래 같으면 1월 23일부터 150일간의 정기국회가 열려서
예산안 심의로 한참 정신없이 돌아갈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안에 보면, 정말 아무도 없거든요?
국회의원 한 명 다니는 걸 볼 수 없는데,
왜 이렇게 조용할까요?
바로 이 사건 때문입니다.

[누카가 후쿠시로 / 일본 중의원 의장]
“일본 헌법 7조에 따라 중의원을 해산한다.”

[현장음]
“만세! 만세! 만세!”

중의원 해산 장면인데요.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권한이 있습니다.

중의원 의장의 “해산한다” 이 한 마디면,
중의원 의원들 모두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실직을 한 셈인데, ‘반자이’, 그러니까 ‘만세’를 외치고 있으니까요.
심지어 임기 4년 중에 1년 3개월밖에 못 채우고
의원직을 잃게 됐는데, 사실 좋은 일 하나도 없거든요.

▶ 실직했는데 '만세삼창'...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이 유래는 1897년, 메이지(明治)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왜 이런 관행이 자리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게 일왕과 관련돼 있다는 것입니다.

‘정권 2인자’ 기하라 관방장관이 보라색 보자기에 담긴 무엇인가를
두 손으로 들고 와서 의장에게 전달하는 장면입니다.


뭐길래 저렇게 공손하게 들고 있을까,
일왕의 중의원 ‘해산조서(解散詔書)’입니다.

‘조서’라는 게 일왕의 이름으로 내리는 공식 문서를 의미하는 건데요.
중의원 해산의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가지고 있지만,
헌법상 형식적으로는 일왕이 행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의원 해산은 어쨌든 형식적으로는 일왕의 국사 행위가 되는 거니까,
이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의원들이 만세를 외치는 거죠.
‘입헌군주제’가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장면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중의원 해산은 곧 총선거 실시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라는 전장에 나서기 전에 각오를 담아서 만세를 외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큰 의미 없는포퍼먼스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고요.

확실한 건 중의원이 해산될 때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닌 관행입니다.
어느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없거든요.
그래서 과거 이런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2014년 11월 중의원 본회의]
[이부키 분메이 / 당시 중의원 의장]
“해산한다.”

[현장음]
“만세! 만세! 만세…”

[이부키 분메이 / 당시 중의원 의장]
“내각 총리 대신 아베 신조. 이상입니다. 만세는 여기서 해주세요.”

[현장음]
“만세! 만세! 만세!”

의원들 사이에서는 만세를 외치지 않는 분위기도
확산하는 것 같습니다.


여당인 자민당 중진 고노 다로 의원은 이번엔 중의원 해산 후에
“왜 만세를 외치는지 몰라서 안 하는 편이다” 이렇게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차기 유력한 총리 후보 가운데 한 명인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만세를 외치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합니다.

이번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했을 때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도 만세를 외치지 않았는데요.

민생 논의해야 하는 정기국회가 열리자마자
중의원을 해산해버린 다카이치 총리의 결정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는 항의 표시로 읽힙니다.

▶ 총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국회 해산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총리가 언제든지 자기 마음대로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도 있을 텐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일본 헌법을 보면요.
해산 관련 조항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제7조에 ‘일왕은 내각의 조언과 승인에 따라 국민을 위해 국사 행위를 행한다’,
여기에 ‘중의원 해산’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제69조에 ‘내각은 중의원에서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하거나
신임 결의안이 부결됐을 때는 10일 이내에 중의원이 해산되지 않으면
총사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헌법 7조의 경우인데,
보시다시피 해산의 조건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역대 총리들은
국면 전환 등을 위해서 임기 4년을 마치지도 않은 시점에
이렇게 중의원 해산을 해온 것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에 중의원을 해산하면서
자신의 거취를 걸면서 배수진을 치기도 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 일본 총리 (1월 19일, 중의원 해산 기자회견)]
“저 자신도 총리로서의 거취를 걸겠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에게 국가경영을 맡길 수 있을지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직접 판단을 받고 싶습니다.”

▶ 다카이치의 중의원 해산, 권력을 잡기 위해서?


왜 다카이치 총리는 전격적인 중의원 해산을 선택했을까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발표하자마자,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무려 10%p나 떨어져서 57%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1월 26일자 마이니치신문)

물론 50%대 지지율이라는 게 낮은 수치는 아니죠.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에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경우가 없었고
하락세도 분명히 보이고 있는 겁니다.

지지율 하락의 요인은 역시,
'왜 이 시기에 세금 써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가‘, 이 의문에 대해서
답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기국회라고 하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예산안을 심의하거나 또 민생 대책 세워야 하는 시기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뒤로 미뤄두고
다카이치 총리 입장에선 "권력을 공고히 하고 세력을 키우는데 선거를 이용한다"
이런 시각이 현재 있는 겁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의석 과반을 차지하면
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쥐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번에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유신회와 맺은 것처럼
연립을 구성하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정당이 다르다보니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자민당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연립당인 일본유신회를 국정운영에서 배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의원 해산 전 의석수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합쳐서
과반에 딱 1석 넘는 233석이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토대로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 넘기면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유신회의 눈치 보지 않고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되는 거죠.

중의원 전체 465석 가운데 233석이면 과반,
그리고 243석이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석권할 수 있습니다.
261석이면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뿐 아니라
모든 위원이 다 과반을 차지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지지율을 토대로 이런 막강 권력 갖고,
장기집권의 토대를 만들려는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거가 끝나면 30일 안에 총리를 다시 선출하게 되는데,
과반 의석 차지해서 다시 총리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거죠.

▶ 마무리

대통령 직선제인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일본의 정치,
어렵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에 일본 정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함께 드럼을 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일 관계가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될 경우
다카이치 총리, 앞으로 한일 관계를 어떻게 끌고갈지도 주목이 되는 부분입니다.
역사 문제 등을 본인의 원래 소신대로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들이 있는거죠.

이번 특톡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도 재밌고 유익한 소식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 : 송찬욱
제작 : 김도현 CD, 최인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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