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할 당시 대통령의 통상적인 인사결재 방식인 전자결재 대신 수기결재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여권과 정부 관계자는 최 대행이 권한대행 이름으로 서명하는 형태의 수기결재로 헌법재판관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인사에 관한 전자결재는 인사혁신처장을 거쳐서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 결재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통령 비서실장의 확인과 승인 절차가 진행되어야만 대통령도 대통령 권한대행도 결재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권에서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부정적이었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자결재 과정에서 최 대행과 대치하면서 결국 최 대행이 전자결재 대신 수기결재 방식으로 임명 절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제(1일) 정진석 비서실장과 최상목 권한대행은 사의 표명과 사표 수리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권에서는 헌법재판관 임명 결재 과정에서의 불편한 감정이 어제 사표 수리 진실 공방으로 번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 대행이 정 실장의 사표만 오전에 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 밝힌 것으로 안다. 헌법재판관 임명 과정에서 정 실장이 껄끄러우니 정 실장 사표만 수리하려 했는데 논란이 일자 번복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 상황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결재 권한이 없지만 보통 대통령에게 결재를 올리기 전 모든 사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사전 결재 승인 권한이 있다”라며 “전자결재가 대통령 비서실에서 막히자, 수기결재를 택한 것이고 그 정도로 헌법재판관 임명 의지가 강했다는 뜻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그동안 수기로 결재를 진행한 경우는 이번 헌법재판관 임명을 포함해 두 번뿐이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입니다. 이 중 한 번은 취임 초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전자결재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이었다며 최 대행의 이번 헌법재판관 임명 결재가 사실상 유일한 수기 결재라는 설명입니다.

기재부 측은 이와 관련해 "결재가 있던 걸로만 알지 어떤 방식인지, 대통령 비서실과 관계가 있는 건지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