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됩니다. 이 결과에 따라서 또다시 조기 대선이 벌어질 수 있죠.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180일 내에 심판 결과를 내놔야 합니다. 180일을 더하면 올해 6월 12일까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고 탄핵이 인용돼 파면되면 그로부터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합니다. 대선이 8월 11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생긴 거죠.

헌법재판소 심판이 얼마나 걸릴까. 노무현 전 대통령 때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91일이 걸렸습니다. 당시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심판을 이어갔는지 그 과정은 무엇인지 살펴보면 윤 대통령 탄핵도 얼마나 걸릴지 예상할 수 있겠죠.



▶헌재 ‘尹 탄핵 심판’ 시작… ‘朴 91일’ 진행 과정 전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은 2016년 12월 9일 통과됐습니다. 이듬해(2017년) 3월 10일 ‘박근혜 탄핵’ 인용이 되고요. 두 달 후인 5월 9일 대선을 거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죠. 윤 대통령 탄핵안은 2024년 12월 14일 가결됐습니다. 5일 차이밖에 안 나기 때문에 비슷한 흐름으로 갈 것 같아요.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그날 바로 헌법재판소에 접수됩니다. 그리고 11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26쪽짜리 답변서를 제출합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죠.
22일 1차 변론준비기일이 열립니다. 1차‧2차‧3차 준비기일이 열리는데 이때 쟁점을 정리해요.
국회에서 탄핵안을 9가지 쟁점으로 통과시켰는데 1차 변론준비기일 때는 헌법재판소에서 5가지 쟁점으로 추립니다. 그리고 증인들 신청받고 중앙지검에서 수사 기록이 넘어오죠.

2017년 1월 3일부터 1차 변론이 시작됩니다. 증인들 불러가지고 실제로 재판하듯이 국회 측과 그다음에 피고인(대통령) 측이 서로 이제 검사와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서로 쟁점 토론을 벌이는 거죠.

2차 변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트레이너였던 부속실에 있었던 윤전추 행정관이 증인으로 나왔고요. 5차 변론 때 최순실(최서원) 씨, 안종범 경제수석이 나오고요. 7차 변론 때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9차 변론 때 유진룡 문체부 장관, 12차 변론 때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나왔습니다.



1차 변론 준비 끝나고 거의 일주일에 2번, 많게는 3번 변론을 갖습니다. 그만큼 아주 속도를 냈다는 얘기예요. 그동안 이재명 대표 비롯한 재판 과정을 보면, 보통은 일주일에 1번, 2주일에 1번 이렇게 재판을 열었죠.

2월 10차 변론부터 16차 변론까지 끝나고 마지막 최종 변론이 17차 때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최종 변론 때 “박근혜 대통령 나와 달라” 요청하거든요. 박 대통령이 여러 가지 논의 끝에 나오지 않기로 했는데 17차 최종 변론 때는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서 5시간 동안 최종 변론을 하죠. 200페이지 넘는 최종 의견서를 제출했고요.

2017년 3월 8일, 선고일이 결정됩니다. 3월 10일에 “선고 생중계하겠다”고 발표하죠. 그 발표를 한 게 배보윤 당시 헌법재판소 공보관이었죠. 지금은 이 배 전 공보관이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들어가 있습니다. 참 그것도 묘한 인연이네요. 그리고 3월 10일에 “대통령 탄핵 박근혜를 파면한다”라는 헌재 심판 선고가 납니다.

이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게 윤석열 대통령 심판도 진행될 겁니다. 지난 12월 14일에 탄핵안 접수가 됐어요. 박 전 대통령 때보다 5일 늦게 탄핵안이 접수된 거예요. 박 전 대통령 때보다 1차 변론준비기일이 닷새 늦은 12월 27일에, 2차 변론준비기일은 1월 3일에 잡혔습니다.

그러니까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두세 차례의 변론 기일이 잡히면서 증인들을 불러서 재판이 진행되겠죠.

▶탄핵 시간표 4가지 변수 : ①탄핵 심판 쟁점



윤 대통령의 탄핵 시간표는 4가지 변수로 결정 나는데요.
첫 번째 변수는 ‘탄핵 심판 쟁점’입니다. 가장 문제 삼기 좋은 게 바로 ‘절차적 쟁점’이에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먼저 문제 삼았던 건 바로 “헌재는 9인 체제여야 한다”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총 9명 체제입니다. 최근 헌법재판관 6인이냐 9인이냐 계속 시끄러웠잖아요. 최상목 권한대행이 2명을 임명하면서 이제 8인 체제가 된 거잖아요. 1명은 임명 안 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헌재가 8인 체제가 돼요. 9차 변론 기일 때까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있었는데 9차 이후 임기가 끝났거든요.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렇게 중요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완전체가 아닌 상황에서 진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야당은 반대해요.

당시 박범계 민주당 의원 등은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가원수의 지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아이러니하게 지금 하고는 상황이 뒤바뀌었죠.
지금은 비어 있는 걸 민주당이 빨리 채우라고 하고 여당은 못 채운다고 하다가 최상목 권한대행이 채우면서 여당이 반발하고 있잖아요.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은 8인 체제로 최종 결론 납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탄핵 소추 의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탄핵안에 13개의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들어가 있거든요. 그랬더니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13개를 13번으로 나눠서 각각 탄핵 소추를 의결해야 된다는 주장을 폅니다. 이것도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헌재 심판이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라면서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서 기피 신청을 합니다. 당시 강일원 재판관이 검찰 수사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거든요.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불리하다고 보니까 동의하지 않고 재판관 기피 신청을 하는데 이것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헌재는 이 모든 문제 제기를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본 거예요.

윤 대통령 측도 여러 개의 문제 제기를 할 것 같은데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봐야겠죠.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1차 변론준비기일 때부터 “계류 중인 탄핵 사건이 많은데 이것에 속도를 내는 근거가 있냐”고 물어봅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 전에 헌법재판소에 쌓여 있는 탄핵안들이 많은데, 왜 순서대로 안 하냐는 겁니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제일 마지막 사건이지만 대통령 탄핵 사건은 다른 어떤 사건보다 중요하다. 가장 시급한 사건부터 하는 게 맞다”고요. 결국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윤 대통령은 4가지 쟁점으로 탄핵 심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1차 변론준비기일 때 정리가 됐습니다. 쟁점 1번은 ‘계엄 선포 행위’입니다. 탄핵소추안에서는 “계엄을 선포할 절차적‧실체적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얘기하거든요. 대통령 측은 “비상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맞붙고 있죠. 2번은 ‘계엄사령관을 통해서 포고령 1호를 발표한 행위가 정당했느냐’예요. 3번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서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 활동을 방해한 행위가 탄핵 사유가 되냐 여부입니다. 마지막은 ‘군대를 동원해서 영장 없이 선관위를 압수수색 한 행위’인데요. 이걸 가지고 이제 최종 때까지 양측이 맞붙게 되는 거죠,

▶탄핵 시간표 4가지 변수 : ②출석 증인 수

두 번째 변수는 ‘증인 수’입니다. 증인 수가 많아지면 재판 기간은 길어지겠죠.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증인을 25명 불렀어요. 야당 입장에서는 이번에 너무 많이 부르지도 않을 겁니다. 야당은 빨리 심판을 끝내고 싶어 하니까요. 1차 변론준비기일 때 1차로 증인 15명 채택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15명 보면 계엄군 혹은 계엄에 참여했던 경찰들이죠. 김용현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 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민간인 신분으로 이번에 같이 김용현 장관과 짰다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이 들어갔고요. 조지호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과 국회경비대장, 그다음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재명‧우원식‧한동훈 포함해서 체포 관련 연락을 받았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까지 포함됐습니다.

국회에서는 이들을 왜 부르려고 하겠습니까. 상당수는 대통령이 직접 연락해서 문 부수고 총을 쏴서라도 다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대통령 측에서는 “대통령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회 측에서는 본인들한테 유리하다고 보고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해 놓은 상황입니다.



▶ 탄핵 시간표 4가지 변수 : ③ 사실 조회, 조서 채택량

세 번째 변수는 ‘사실 조회나 조서’를 얼마나 많이 채택하느냐 여부입니다. 이건 기간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당시 강일원 재판관에 대해서 기피 신청을 한 이유는 “수사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건 너무 편파적”이라는 거잖아요. 지금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건을 보면 헌재 심판이 사건 수사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요. 아직까지 더 수사가 진행이 돼야 되거든요.

그런데 헌재 심판은 빨리 달려가고 있는 상태니까 이 수사 내용이 윤 대통령 측에 대부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이것들을 막 되는 대로 증거로 채택을 하게 되면 대통령 측에서 불리하니까 아마 반대를 하겠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총 사건 기록과 서류가 6만 5천여 쪽, 이거 포함해서 총 살펴본 게 10만 장이래요.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서류들을 살펴볼지도 관건입니다. 그거 다 살펴보려면 시간이 걸리는 거니까요.

▶탄핵 시간표 4가지 변수 : ④재판부의 의지

네 번째는 ‘재판부의 의지’죠. 재판부가 얼마나 빨리 탄핵 심판을 하고 싶어 하느냐. 1차 변론준비기일 때 정형식‧이미선 헌법재판관 두 사람이 일단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거든요. 헌법재판관들이 이때 ‘재판 지연’을 상당히 우려하더라고요.

정형식 재판관이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탄핵 심판은 형사소송 때처럼 엄밀하게 증거 따지고 개인적 권리 보장해 드리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러분도 협조를 해 주셔야 됩니다. 충분히 협조할 수 있는데 안 하시면 제재하겠습니다”라고요. 시간 끌려고 뭐 내라는데 안 내고 버티고 이러면 제재하겠다는 얘기예요.

이미선 헌법재판관도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1월 3일에 변론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겠습니다. 촉박하다고 생각하실 수는 있겠지만 국가 운영과 국민에 미치는 심각성을 고려해서 답변서를 꼭 증거로 제출해 주길 바랍니다”라고요.

어쨌건 가장 중요하니, 가장 시급하니 가장 빨리 진행하겠다는 의지는 명확히 밝힌 상황. 자, 마지막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 ‘탄핵 심판 시간표’ 최대 변수는 헌법재판소?



바로 헌법재판관인데요. 윤석열 대통령 측은 어떻게든 4월 18일 이후로 헌재 심판을 끌고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헌법재판소가 9인 체제죠. 그런데 6인 체제여서 임명하라 말라고 시끄러웠잖아요. 이렇게 6명이 있었는데 이번에 최상목 권한대행이 2명을 임명했습니다.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이 취임했어요. 이제 8인이 된 겁니다.

왜 여당과 대통령실이 반발했냐면. 6인 체제에서는 1명만 반대하거나 아니면 1명이 “6인 체제로 이 중요한 걸 선택하기엔 너무 어렵다, 안 하겠다” 얘기를 하면, 결론이 안 나는 거였어요. 그런데 최상목 권한대행이 일단 2명을 선임하면서 8인 체제가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8인 체제로 결론이 났어요. 그러니까 이 8명 중 6인 이상이 찬성하면
3명 이하로 반대하면 이 탄핵안은 가결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4월 18일이 지나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2명의 임기가 끝납니다. 다시 6인 체제가 되잖아요. 그러면 다시 1명이라도 반대하면 인용이 안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대통령 측에서는 4월 18일 이후로 끌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헌법재판소에서는 “빨리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실제로 이때까지 끌고 가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그러면 대통령 측에서는 이 8인 체제를 전제로 어떻게든 3명 이상의 반대로 기각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거죠.

민주당은 “쟁점도 간단, 두 달이면 된다”고 하죠. 전 국민이 생중계로 계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봤고, 4가지 쟁점도 복잡할 거 없다고 하고요. 대통령 측에서는 “수사도 아직 초기 단계고, 무엇을 근거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하느냐.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치열하게 맞붙을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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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편집: 이혜지‧박현아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