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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도 못 만들다 세계 4위 무기 수출국으로…K-방산의 비밀 [런치정치]

2026-04-15 12:00 정치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이 가상의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방공망에 비상 걸린 중동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 확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다수의 이란 미사일을 요격한 한국산 천궁Ⅱ 얘기인데요. UAE가 추가 공급을 요청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조기 공급을 문의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최근 나왔죠.

사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은 제대로 된 무기조차 없었습니다. 총과 포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박정희 정부가 1971년 '번개 사업'을 통해 소총과 60mm 박격포 등을 직접 개발한 것이 K 무기의 시초였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북한이 우리 군에 비해 화포가 5천문이나 더 많았습니다.

소총 하나 못 만들던 한국이 요격 미사일과 전차, 다연장 로켓까지 수출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국산 무기 개발 도전 50여 년 만에 한국은 지난해 무기 수출 점유율 세계 4위에 올랐죠.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K방산의 경쟁력, 어디서 나올까요.

철도 차량 만들던 기술로 개발한 전차 K-2

 현대로템이 협력사와 함께 개조 개발 중인 중동형 K2 전차(K2ME) 실물이 지난 3월 26일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최초로 공개됐다.(현대로템 제공)
K-2 전차는 K방산의 최대 효자 상품입니다. 현재 폴란드에서만 180대의 K-2 전차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K-2 전차가 세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한국의 산업 발전과 무관치 않습니다. K-2 전차를 개발한 현대로템은 철도 차량과 중공업 장비를 생산하던 기업이죠.

한 무기 전문가는 "철도 차량은 무거운 차체를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고강도 철강과 정밀 설계 기술이 필수다. 이런 기술이 전차 개발로 이어졌다"고 설명하더라고요.

K-2 전차 경쟁력의 핵심은 '땅의 굴곡에도 얼마나 안정적 자세를 유지하느냐'입니다. 한국 산악 지형에서 개발된 K-2 전차는 사막이나 험지에서 강점을 보인다는데요. 최근에는 섭씨 50도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중동형' K-2 전차도 공개됐습니다. 냉각 장치와 연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려 극한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데요. 이 역시 한국의 산업 기반과 기술 축적이 만든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K-9 자주포, 사막 모래 언덕에서 갈린 승부

 지난해 2월 19일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포병부대가 K-9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합참 제공)
지난 9일 핀란드와 약 1조원 규모의 2차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도 도전의 산물이었습니다.

K-9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 중 하나는 인도에서 실시된 시험 평가였습니다. 당시 동구권의 한 나라와 정면 대결을 펼쳤는데요. 통상 시험 평가 때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일정 경사각의 등판 장소에서 진행되는데, 인도는 사막 언덕에서 등판 시험을 진행하길 원했습니다.

경쟁국은 몇차례 시도 끝에 포기했지만, K-9은 재차 도전한 끝에 모래 언덕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 결과, 인도는 2017년 한국과 K-9 100문의 수입 계약을 맺었죠. 이 시험으로 K-9은 험지에서도 운용 가능한 자주포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는, 인도 핀란드를 포함해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폴란드 호주 튀르키예 이집트 등 10개국에 달합니다.

"실패해도 좋다"며 국산화 도전…다연장로켓 '천무'

  K239 다연장로켓 '천무'가 지난 2024년 6월 25일 충남 보령 웅천사격장에서 열린 유도탄 대규모 실사격 훈련에서 고폭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2000년대 초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이 커지면서 맞대응할 무기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군은 미국 무기 도입과 독자 개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한화가 2005년 먼저 개발에 나섰습니다. 개발에 실패할 경우 수백억 원 손실이 예상됐지만 당시 김승연 한화 회장이 "실패해도 좋다"며 자주 국방을 위한 국산화 개발을 추진했다는데요.

수년 간의 시행 착오 끝에 다연장로켓 천무가 2013년 개발이 완료됐습니다. 천무는 여러 개의 로켓 포탄을 한꺼번에 발사해, 넓은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데요. 80㎞급 239㎜ 유도탄은 최대 12발, 최대 290㎞급 미사일은 2발까지 탑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239㎜ 유도탄은 GP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결합한 유도 방식을 적용해 정밀 타격이 가능하죠.

세계에서 실전 능력이 가장 검증된 다연장 로켓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하이마스'와도 비교가 됩니다. 하이마스가 한 번에 227㎜ 로켓 6발을 탑재할 수 있어, 천무의 화력이 하이마스의 2배 이상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가성비와 빠른 납품, K방산 성공 비결"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K무기들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UAE에 실전 배치된 한국산 천궁-Ⅱ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상대로 요격률이 96%에 달했죠.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쟁 이후 무기 달라는 절박한 요청이 더 많아졌다"고요.

NYT는 최근 분석기사에서 한국산 무기는 미국산 무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빠르게 납품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천궁-Ⅱ 요격미사일은 1발 당 약 100만 달러(약 15억 원)로, 미국 록히드 마틴의 패트리어트 PAC-3(400만 달러, 약 61억 원)의 4분의 1 수준이란 겁니다. 한국산 무기가 '가성비 좋은 대안'을 넘어 실전에서 능력이 증명돼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한동한 무기를 수입하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세계가 한국 무기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 철강과 자동차, 전자 산업 기술이 무기 개발에 접목돼 K방산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K-방산의 성공 비결에 대해 "'성능은 우수하게', '가격은 저렴하게', '납기는 빠르게'가 통했다"며 "현대전이 '성능 중심'에서 '가성비 중심'으로 바뀌고 AI 등 4차 산업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도 등장하는 만큼 현대전의 변화와 새로운 기술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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